상대방 답변서, 3가지 유형으로 박살 내는 법
지난 글에서 우리는 정의로운 전쟁의 시작, '소장' 작성법을 익혔다.
당신은 선발 투수로서, 진실이라는 묵직한 첫 공을 던졌다.
이제 상대방 타자가 배트를 휘둘렀다. 당신의 손에 '답변서'가 도착했다.
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순간 흔들린다.
뻔뻔한 거짓말에 분노하고, 교묘한 변명에 당황한다.
감정이 앞서면 이성적인 판단이 흐려진다.
하지만 명심하라. 우리는 감정으로 싸우지 않는다. 전략으로 싸운다.
내가 받아본 수많은 답변서들은 결국 세 가지 유형을 벗어나지 못했다.
나는 이것들을 '거짓의 3가지 얼굴'이라 부른다.
오늘, 그 가면을 벗겨내고 박살 내는 법을 알려주겠다.
이것은 소송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'수비 전략'이다.
거짓의 3가지 얼굴과 그 격파법
상대의 답변서는 수학 공식에 어지럽게 휘갈겨 놓은 낙서와 같다.
우리의 임무는 그 낙서를 깨끗이 지우고, '진실'이라는 원래의 공식을 판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.
유형 1: "그런 적 없다" (전면 부인형)
가장 유치하고, 가장 깨부수기 쉬운 유형이다.
돈을 빌려 간 사실 자체를 완전히 부정한다.
이때 절대 흥분하지 마라. 오히려 속으로 쾌재를 불러라.
이것은 상대가 제 무덤을 파는 행위다.
- 격파법: 우리가 소장에 제출했던 증거들을 다시 한번 찔러 넣어라. "피고는 돈을 빌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합니다. 그렇다면 이 '차용증(갑 제1호증)'에 찍힌 도장은 누구의 것이며, 피고의 통장에 정확히 꽂힌 이 '계좌이체 내역(갑 제2호증)'은 무엇입니까? 돈을 갚겠다고 애원하던 이 '문자 메시지(갑 제3호증)'는 유령이 보낸 것입니까?" 객관적인 증거 앞에 거짓말은 힘을 잃는다.
유형 2: "빌린 건 맞는데..." (책임 전가형)
가장 흔하고 교활한 유형이다.
일부 사실은 인정하며 진실인 척하지만, 교묘하게 책임을 떠넘긴다.
"빌린 건 맞지만, 그건 투자를 한 거다."
"그 돈은 예전에 나한테 빌려 갔던 돈을 갚은 것뿐이다."
- 격파법: 상대가 만든 곁가지들을 모두 잘라내고, 핵심 줄기만 공격하라. "핵심은 '투자'였냐 '대여'였냐는 것입니다. 여기 '매달 이자를 지급하겠다'고 약속한 녹취록(갑 제4호증)이 있습니다. 투자가 아니라 명백한 대여, 즉 빚이라는 증거입니다." 상대가 만든 흙탕물에 휘말리지 마라. 오직 '빌려준 돈'이라는 핵심만 물고 늘어져야 한다.
유형 3: "내가 지금 너무 힘들다" (감성 호소형)
법을 감정으로 흐리려는 최후의 발악이다.
자신이 얼마나 불쌍하고 힘든 처지인지 구구절절 늘어놓는다.
"실직해서 돈이 없고, 가족이 아프다."
- 격파법: 가장 차갑게 대처해야 하는 유형이다. "피고의 딱한 사정은 안타깝습니다. 그러나 법정은 동정을 구하는 곳이 아니라, 사실과 법리에 따라 권리와 의무를 판단하는 곳입니다. 피고의 개인적인 사정이 원고의 정당한 재산권을 침해할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." 당신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. 불의와 싸우는 정의의 슈퍼맨이다.
승리를 향한 다음 단계: 준비서면
상대방의 답변서를 위 3가지 유형으로 분석하고, 그 약점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글을 '준비서면'이라고 한다.
이 준비서면을 통해 우리는 판사에게 상대의 주장이 얼마나 허술한지 증명한다.
이것은 9회 말 투아웃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승부수와 같다.
이 과정은 끈기와 냉철한 분석력을 요구한다.
하나님의 뜻은 진실과 함께한다. 그리고 진실을 위해 싸우는 자와 함께하신다.
철저히 준비하고, 믿음으로 반박하라.
물론, 분노와 억울함에 눈이 가려지면 상대의 약점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.
그럴 땐 잠시 그라운드에서 벗어나, 경기를 전체적으로 읽는 코치의 조언을 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.
전문가의 날카로운 눈은, 당신이 놓친 결정적인 승부처를 찾아내 줄 것이다.
두려워 마라. 상대방의 답변서는 당신을 무너뜨리는 벽이 아니다.
오히려 당신의 주장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증명하게 해 줄 고마운 디딤돌일 뿐이다.
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.
"[소장 받고 당황? NO!] 변호사 없이 나홀로 답변서·준비서면 완벽 작성법 (전자소송 A to Z, 2025년 최신 가이드)"